
책밥을 먹는 사람으로서
집에 있는 책은 다 읽어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에서
제일 처음 집어든 책이,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대학교 입학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인간은 발이 네 개가 있는데도 두 개만 사용한다는 점이다.
네 발로 걸으면 빨리 갈 수 있는데도 꿋꿋하게 두 발로만 걷고,
나머지 두 발을 선물받은 대구포처럼
할 일도 없이 흔들면서 걷는 걸 보면 정말 한심하다.'라는 구절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 강상중 교수의 《살아야 하는 이유》에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이 여러 개 소개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쨌든,
내가 읽은 소세키의 《도련님》은
인디북 출판사에서 나온 2002년 3쇄본이다.
-귀찮지만 나중에 까먹을까봐 써두는 줄거리 요약
도쿄에 사는 한 도련님이 있다.
온갖 말썽을 부리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원래 사이가 소원했던 형에게 내쫓기다시피 하게 된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연줄로 시골의 중학교에 수학교사로 취직한다.
멧돼지라는 동료 교사와 사이가 나빠 투닥거리다가
이후에는 '빨간 셔츠' 교감과 대거리를 벌인다.
학교에서도 여러 사건에 휘말리다가
결국은 그만두고 도쿄로 돌아온다.
책 자체가 얇아서 페이지가 쉽게 쉽게 넘어가는 책이다.
내용이 크게 심오하거나 비유적이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 시대의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서 그때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이 유명한 이유라고
역자 후기에 적혀 있네.
실제로 이 책은 소세키가 1895년부터
1년동안 교사로 재직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경단 가게에서 경단을 사먹었다고 교장한테 혼나는 게 웃겼다
주인공은 경단을 사먹어서 혼났는데
교감은 버젓이 남의 약혼녀를 가로채고 기생까지 만난다.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구나 싶었다.
품행이 방종한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소세키의 사진을 봤을 때
깐깐하게 생긴 할아버지(..)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글은 굉장히 발랄하게 쓰신다.
정말 버릇없는 '도련님'이 멋대로 휘갈겨 쓴 일기같은 느낌이다.
주인공인 도련님은 있는 집에서 자라서인지
돈 아쉬운 줄도 모르고 좀만 수 틀리면 직장도 금방 때려치겠다고 해버린다.
그때는 취업난이 없었나. 허허
하긴 당시에 대학이라도 나온 인재가 흔치 않았겠지만.
그래도 지멋대로 사는 주인공을 보니
망나니 막내아들이 사회에서 분탕칠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 재밌게 읽혔다.
표지에
"통쾌함과 젊음,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이라고 적혀 있는데,
음 여기서 주인공이 주장하는 삶의 가치는 아주 상식적인 수준이다.
근데 우리가 이걸 다시 '깨달아야' 할 정도로 상식 밖의 삶을 살고 있나?
의문을 남기며 마무리...
덧, 이 책 중간에 오타 너무 많다.
심지어 3쇄인데도.
갑자기 괄호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번역도 뒤죽박죽.
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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